일상

해상병 663기 훈련소 후기

M창인생 2020. 6. 17. 14:05

가족들과 함께 진해로 달렸다.
새벽부터 할아버지께서 보채셔서 4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근처에는 나같은 빡빡이들이 많았다.
들어가자 군악대들이 노래를 불러주고 나는 연신 화장실에 갔다.
그리고 대망에 입소식. 나는 가장 앞 대열에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는 가족들에게 큰 소리로 필승 하고 경례후 가족들을 보냈다.


같이 온 가족들이 말을 더럽게 안들어서(이제 가라는데 겁나 안간다) 간부들이 빡친것 같았다.

신경질적이고 화가 나 있는 교관들이 던져준 우의를 입고 가입 소대별로 모여서 이동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신체검사를 하러 돌아다닐때 냄새나는 우의를 입고 돌아다녔다.

밤이 되어 사제 물품들을 가방에 넣을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제 진짜 사회랑은 안녕이구나.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이 사라져 허전했다.

그리고 대망의 훈련소의 첫날밤이 다가왔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면서 잠이 오지 않았다.
이 짓을 20개월을 할 수 있을까?
가족들 보고 싶다. 등등 길고 긴 밤이 지나갔다.



1주차는 신체검사, 퇴소가 있었다. 다행히 나는 퇴소 하지 않고 1주차를 넘겼다.
해군은 주말에도 훈련을 한다. 충격이었다. 그래도 일요일에 종교는 간다.

2주차는 정신 교육. 다 알고 있듯이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다. 이런거나 해군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3주차는 야교대. 야전교육대에 갔다. 사격은 긴장이 너무 되었지만 의외로 재밌게 끝냈다.
화생방은 시발 쓰는법 교육부터 좆같다. 앞줄에 섰는데 순서 틀렸다고 날카로운 자갈밭 위에서 엎드려뻗쳐를 시켰다. 그런데 교관이 방독면을 땅에 두지 말라고 해서 한손은 방독면, 한손은 땅을 짚고 푸쉬업 5번 정도 했다. 어떻게 했지.

화생방실에 들어가자 마자 가스를 왕창 마셨다.(정화통 상태가 불량했는지) 목이 숨을 쉬는걸 거부해서 헛구역질이 나고 나가지 않으면 죽겠다 싶었다.
그래도 열심히 숨을 쉬려고 해서 빠르게 적응이 되었고 코피가 터졌지만 잘 넘겼다.

유격은 시발 마지막 구호 외치던 새끼 못죽인게 한이다. 그리고 유격 기구들 높아서 긴장되기도 했다.

각개전투 시발 팔꿈치랑 무릎 다 으깨짐. 심지어 분대장이라 더 좆같았다.
각개끝나고 무릎이 땡땡 붓는 바람에 절뚝거리다가 행군 열외함. 어예
전투식량 의외로 맛있음

4주차는 수영. 시발 진짜 제일 힘든 한주였다.
1월달 비바람 치고 이빨이 딱딱딱 부딪히는 그 온도에 찬물에 들어가 수영한다 생각을 해보라. 심지어 나는 수영도 못한다.
손톱이 새까매질정도로 추웠지만 SSU의 수영교육으로 배영이라고 하기도 창피한 영법을 배워 통과했다.
여러가지 훈련이 있었지만 동기들의 도움으로 잘 넘겼다.
근데 비상이함훈련은 ㅓㅜ 시발.. 그걸 3번이나 한게 용하다 진짜 5M가 그렇게 높은줄은 몰랐다.

5주차는 그냥 군생활 다 한 분위기.
교관들도 존나 풀어지고 가끔 웃기도 한다. 정복, 샘당 입고 다니고 훈련도 거의 없다. 얼차려만 있을뿐.
그리고 대망의 수료식은 가족들도 없고 존내 빨리 끝남. 참모총장도 그냥 가버림.(절정 아님 ㅎ) 바로 후반기 감. 기분이 뭔가 묘했음. 적응이 되자마자 훈련소를 떠난다는게 아쉽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이제 친절해지고 익숙해진 교관들과 헤어지는것도 아쉽다.

 

 

혹시라도 해군에 입대 할 생각인데 궁금한게 있다면 댓글을 남길것